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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판] 뉴스분석 왜?
    FTA 협상 문서 ‘부존재’ 논란

    한-미, 한-EU FTA 협상 때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자료
    법원, ‘공개하라’ 판결에도
    정부 “말로 협상해 글 없다”

    공무원 논문·정부 용역 보고서엔
    협상 경위와 핵심 내용 다 나와
    EU는 2015년부터 실시간 공개
    “통상정책 민주적 통제 필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유럽연합(EU) 스테번 바나케러(가운데) 유럽연합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카럴 더휘흐트(오른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011년 10월6일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뒤쪽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반롬푀이 유럽연합 상임의장 등이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유럽연합(EU) 스테번 바나케러(가운데) 유럽연합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카럴 더휘흐트(오른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011년 10월6일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뒤쪽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반롬푀이 유럽연합 상임의장 등이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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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판] 뉴스분석 왜?
      FTA 협상 문서 ‘부존재’ 논란

      한-미, 한-EU FTA 협상 때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자료
      법원, ‘공개하라’ 판결에도
      정부 “말로 협상해 글 없다”

      공무원 논문·정부 용역 보고서엔
      협상 경위와 핵심 내용 다 나와
      EU는 2015년부터 실시간 공개
      “통상정책 민주적 통제 필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유럽연합(EU) 스테번 바나케러(가운데) 유럽연합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카럴 더휘흐트(오른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011년 10월6일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뒤쪽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반롬푀이 유럽연합 상임의장 등이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유럽연합(EU) 스테번 바나케러(가운데) 유럽연합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카럴 더휘흐트(오른쪽)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2011년 10월6일 브뤼셀 유럽연합이사회 본부에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뒤쪽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반롬푀이 유럽연합 상임의장 등이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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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에서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문서를 정보공개하라고 잇따라 판결하자, 정부는 “구두로 협상한 탓에 주고받은 협상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미,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협정 발효 후 3년까지만 협상 자료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협상에 참여했던 전직 외교관의 법정 증언이나 정부의 용역 보고서를 보면 협상 자료가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정부가 ‘협상 문서 부존재’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속내를 따져봤다. 편집자 주






        “정부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지식재산권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유럽연합에 제공한 문서 자료를 찾지 못했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만든 협상 문서를 공개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피고인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법원에 낸 ‘상고이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원고인 남희섭 변리사(법학박사)는 한국과 유럽연합이 2011년 7월 자유무역협정이 잠정 발효됐는데, 당시 양쪽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8차례 협상을 진행할 때 주고받은 문서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산업부는 거부했다(2016년 7월4일). 이에 남 변리사는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공개하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협상 문서) 비공개로 인해 보호될 국익이 정보공개로 국민이 누릴 이익보다 크다고 인정될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과 유럽연합은 자유무역협정 발효 3년까지만 협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상태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에서 “협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희섭 변리사가 관련 부분을 짚어주었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에서 “협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희섭 변리사가 관련 부분을 짚어주었다.







    정부 “구두로 협상해 전자문서 없다”


    하지만 산업부는 “협상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공개를 거부한다. 이들은 “한-이유 에프티에이를 비롯한 외교통상 협상에 있어서는 협상 당사국 사이에 직접적으로 주고받은 문서는 많지 않고, 양측이 협상장에서 직접 만나 구두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외교통상 분야의 업무 특성상 민감한 사항을 다루는 문서가 많기 때문에 내부보고에서조차 전자문서가 이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협상 과정에서 구술 또는 종이 문서 등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이 사용되기 때문에, 협상 당시 주고받은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 내역을 통합해 검색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2019년 12월12일, 상고이유서) 에프티에이 협상은 협상장에서 문서 없이 말로 진행했고, 민감한 사항이 많아 대부분 글로 보관하지 않았기에 산업부에 협상 문서가 대부분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정부의 주장에 남 변리사는 “사실이라면 에프티에이 기록 보관을 엉망으로 하는 것이고, 거짓이라면 사법부를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협상문을 두고 유럽과 우리 정부가 다툼이 생기면 주고받은 협상 문서를 보면서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 문서 자체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면 정말 큰일이다. 협상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다 퇴직했는데, 협상 문서조차 없으면 어떻게 이런 분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통상 관료가 협상에서 잘못했던 것들이 드러날까봐 ‘부존재’를 이유로 내세워 협상 문서를 국민에게 감추려는 꼼수”라고 의심했다. 실제로 수조원대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가 잇따라 제기되고, 우리 정부가 패소한 첫 사례가 나오면서 통상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협상 문서 부존재’라는 정부의 주장에 법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지식재산권분과 분과장으로 협상에 참여했던 전직 외교관(현 교수)이 2018년 3월 법정에서 “협상은 구두로 하지만 그 내용은 협상에 참석한 공무원이 기록해 정리한 후 외교 전문으로 남긴다”고 증언했다.


    “협상장에서 기록은 어떻게 하나?”(원고 쪽)


    “그 자리에서 메모를 하지만 외교 전문으로 다 남긴다.”(증인)


    “결재도 받고 (기록을) 남기나?”


    “실제로 협상장에서는 그날에 있었던 협상 아니면 그 차수에 지식재산권 협상에서 우리가 뭘 주장했고 유럽연합이 뭘 주장했고 뭐는 해결됐고 뭐는 아직 안 됐다, 이런 것들을 정리해 분과장인 내가 컨펌(확인)을 한 다음에 (외교) 전문으로 본국에 보낸다. 보통의 경우 첨부 파일로 (양쪽이 제출한) 통합협상문과 중요한 문서들을 외교 전문으로 보내는데, 실제 협상장에 가면 정신이 없어서 다 보냈는지 일일이 담당 직원에게 확인하지는 못했다.”


    둘째, 2009년 특허청 용역 보고서(‘한-EU FTA 협상에 따른 상표-디자인 분야 제도 정비 방안에 관한 연구’)에 이미 지식재산권 형사집행(처벌 조항) 협상 진행 경과와 주요 쟁점을 자세히 공개했는데, 정부의 협상 문서가 없다면 이 보고서 작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무 협상이 끝났지만 유럽연합의 요구로 추가 협상이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 09. 03. 24. 제8차 협상을 끝으로 실무 협상 완료


    ― 09. 04. 20. EU가 형사집행 관련 문안을 이메일로 보내옴


    ― 09. 05. 07. 형사집행 분야는 협정 발효 3년 이내에 재협상을 하자는 수정안을 우리가 제시


    ― 09. 05. 26. 형사집행은 한-EU FTA 협정문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EU 회원국의 의견을 담은 편지를 의장국에서(체코) 보내옴


    ― 09. 06. 05. 한-EU 양측 수석대표 간 전화통화에서 형사집행 문안 관련 화상회의를 진행키로 함


    ― 09. 09. ? “협상 문안에 합의”


    (‘한-EU FTA 협상에 따른 상표-디자인 분야 제도 정비 방안에 관한 연구’ 164쪽, 2009년)


    셋째, 정부는 ‘우리나라가 유럽연합에 제공한 협상 문서는 ‘부존재’를 주장하면서도, 반대로 유럽연합이 우리나라에 제공한 문서는 ‘공개’ 결정했다. 협상 문서는 양쪽이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한쪽은 존재, 한쪽은 부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상고이유서에서 “외교통상 협상에서는 양측이 자국의 협상 전략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협상 전에 주고받는 자료가 거의 없고, 협상장에서 직접 구두로 진행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양측이 협상장에서 구두로 합의에 이르면 기존의 협정문은 폐기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며 협상 문서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유럽연합, 실시간으로 협상 문서 공개


    정부가 처음부터 ‘협상 문서 부존재’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3년이 지난 뒤인 2015년 남 변리사가 두 나라가 주고받은 지식재산권 관련 협상 문서를 요구할 때, 정부는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 등이 공표되면 다른 나라와의 교섭 정보로 활용되고 한-미 간 이해관계 충돌로 국제적인 신뢰 관계 유지라는 국가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 문서는 있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면서 비공개하는 게 정당하지 않다”며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법률대리인을 바꾼 뒤 ‘협상 문서 부존재’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지식재산권 관련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정부는 ‘협상 문서 부존재’ 주장과 더불어 30년 전 유럽공동체(EC)와 지식재산권 협상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문서도 “우리나라의 협상 전략과 우선순위 등이 공개돼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거부했다.


    남 변리사는 정부의 주먹구구식 이중잣대를 비판한다. 우선 30년 전 유럽공동체와의 지식재산권 협상 문서를 산업부는 법정에서도 공개를 거부했지만, 외교부는 30년이 지났다며 기밀을 해제해 외교사료관에서 공개하고 있다. 또 협상에 참여한 외교관이 작성한 논문(‘한-EU FTA 협상의 저작권 논의에 관한 소고’, 2008년) 등에는 협상 경과와 내용이 자세히 서술돼 있다. 남 변리사는 “산업부 주장대로 협상 문서 공개가 국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면 외교부나 다른 공무원의 협상 문서 공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미,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발효 후 3년간 정보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는데, 정부는 이 기간이 지났지만 협상 자료는커녕 보유한 협상 자료 목록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며 “통상정책에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유럽연합처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협상의 투명성을 높여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실시간으로 협상 문서를 공개하는 정책(Transparency in action)을 실행하고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011년 5월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한-EU FTA 비준 반대 범국본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찰 등이 저지해 충돌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011년 5월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한-EU FTA 비준 반대 범국본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찰 등이 저지해 충돌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법원이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에서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문서를 정보공개하라고 잇따라 판결하자, 정부는 “구두로 협상한 탓에 주고받은 협상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미,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협정 발효 후 3년까지만 협상 자료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협상에 참여했던 전직 외교관의 법정 증언이나 정부의 용역 보고서를 보면 협상 자료가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정부가 ‘협상 문서 부존재’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속내를 따져봤다. 편집자 주






    “정부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지식재산권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유럽연합에 제공한 문서 자료를 찾지 못했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만든 협상 문서를 공개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피고인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법원에 낸 ‘상고이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원고인 남희섭 변리사(법학박사)는 한국과 유럽연합이 2011년 7월 자유무역협정이 잠정 발효됐는데, 당시 양쪽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8차례 협상을 진행할 때 주고받은 문서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산업부는 거부했다(2016년 7월4일). 이에 남 변리사는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공개하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협상 문서) 비공개로 인해 보호될 국익이 정보공개로 국민이 누릴 이익보다 크다고 인정될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과 유럽연합은 자유무역협정 발효 3년까지만 협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상태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에서 “협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희섭 변리사가 관련 부분을 짚어주었다.

    산업자원통상부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에서 “협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희섭 변리사가 관련 부분을 짚어주었다.




    정부 “구두로 협상해 전자문서 없다”


    하지만 산업부는 “협상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공개를 거부한다. 이들은 “한-이유 에프티에이를 비롯한 외교통상 협상에 있어서는 협상 당사국 사이에 직접적으로 주고받은 문서는 많지 않고, 양측이 협상장에서 직접 만나 구두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외교통상 분야의 업무 특성상 민감한 사항을 다루는 문서가 많기 때문에 내부보고에서조차 전자문서가 이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협상 과정에서 구술 또는 종이 문서 등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이 사용되기 때문에, 협상 당시 주고받은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 내역을 통합해 검색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2019년 12월12일, 상고이유서) 에프티에이 협상은 협상장에서 문서 없이 말로 진행했고, 민감한 사항이 많아 대부분 글로 보관하지 않았기에 산업부에 협상 문서가 대부분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정부의 주장에 남 변리사는 “사실이라면 에프티에이 기록 보관을 엉망으로 하는 것이고, 거짓이라면 사법부를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협상문을 두고 유럽과 우리 정부가 다툼이 생기면 주고받은 협상 문서를 보면서 잘잘못을 따져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 문서 자체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면 정말 큰일이다. 협상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다 퇴직했는데, 협상 문서조차 없으면 어떻게 이런 분쟁에서 이길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통상 관료가 협상에서 잘못했던 것들이 드러날까봐 ‘부존재’를 이유로 내세워 협상 문서를 국민에게 감추려는 꼼수”라고 의심했다. 실제로 수조원대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가 잇따라 제기되고, 우리 정부가 패소한 첫 사례가 나오면서 통상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협상 문서 부존재’라는 정부의 주장에 법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지식재산권분과 분과장으로 협상에 참여했던 전직 외교관(현 교수)이 2018년 3월 법정에서 “협상은 구두로 하지만 그 내용은 협상에 참석한 공무원이 기록해 정리한 후 외교 전문으로 남긴다”고 증언했다.


    “협상장에서 기록은 어떻게 하나?”(원고 쪽)


    “그 자리에서 메모를 하지만 외교 전문으로 다 남긴다.”(증인)


    “결재도 받고 (기록을) 남기나?”


    “실제로 협상장에서는 그날에 있었던 협상 아니면 그 차수에 지식재산권 협상에서 우리가 뭘 주장했고 유럽연합이 뭘 주장했고 뭐는 해결됐고 뭐는 아직 안 됐다, 이런 것들을 정리해 분과장인 내가 컨펌(확인)을 한 다음에 (외교) 전문으로 본국에 보낸다. 보통의 경우 첨부 파일로 (양쪽이 제출한) 통합협상문과 중요한 문서들을 외교 전문으로 보내는데, 실제 협상장에 가면 정신이 없어서 다 보냈는지 일일이 담당 직원에게 확인하지는 못했다.”


    둘째, 2009년 특허청 용역 보고서(‘한-EU FTA 협상에 따른 상표-디자인 분야 제도 정비 방안에 관한 연구’)에 이미 지식재산권 형사집행(처벌 조항) 협상 진행 경과와 주요 쟁점을 자세히 공개했는데, 정부의 협상 문서가 없다면 이 보고서 작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무 협상이 끝났지만 유럽연합의 요구로 추가 협상이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 09. 03. 24. 제8차 협상을 끝으로 실무 협상 완료


    ― 09. 04. 20. EU가 형사집행 관련 문안을 이메일로 보내옴


    ― 09. 05. 07. 형사집행 분야는 협정 발효 3년 이내에 재협상을 하자는 수정안을 우리가 제시


    ― 09. 05. 26. 형사집행은 한-EU FTA 협정문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EU 회원국의 의견을 담은 편지를 의장국에서(체코) 보내옴


    ― 09. 06. 05. 한-EU 양측 수석대표 간 전화통화에서 형사집행 문안 관련 화상회의를 진행키로 함


    ― 09. 09. ? “협상 문안에 합의”


    (‘한-EU FTA 협상에 따른 상표-디자인 분야 제도 정비 방안에 관한 연구’ 164쪽, 2009년)


    셋째, 정부는 ‘우리나라가 유럽연합에 제공한 협상 문서는 ‘부존재’를 주장하면서도, 반대로 유럽연합이 우리나라에 제공한 문서는 ‘공개’ 결정했다. 협상 문서는 양쪽이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한쪽은 존재, 한쪽은 부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상고이유서에서 “외교통상 협상에서는 양측이 자국의 협상 전략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협상 전에 주고받는 자료가 거의 없고, 협상장에서 직접 구두로 진행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양측이 협상장에서 구두로 합의에 이르면 기존의 협정문은 폐기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며 협상 문서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유럽연합, 실시간으로 협상 문서 공개


    정부가 처음부터 ‘협상 문서 부존재’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3년이 지난 뒤인 2015년 남 변리사가 두 나라가 주고받은 지식재산권 관련 협상 문서를 요구할 때, 정부는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 등이 공표되면 다른 나라와의 교섭 정보로 활용되고 한-미 간 이해관계 충돌로 국제적인 신뢰 관계 유지라는 국가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상 문서는 있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면서 비공개하는 게 정당하지 않다”며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법률대리인을 바꾼 뒤 ‘협상 문서 부존재’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후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지식재산권 관련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정부는 ‘협상 문서 부존재’ 주장과 더불어 30년 전 유럽공동체(EC)와 지식재산권 협상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양쪽이 주고받은 협상 문서도 “우리나라의 협상 전략과 우선순위 등이 공개돼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거부했다.


    남 변리사는 정부의 주먹구구식 이중잣대를 비판한다. 우선 30년 전 유럽공동체와의 지식재산권 협상 문서를 산업부는 법정에서도 공개를 거부했지만, 외교부는 30년이 지났다며 기밀을 해제해 외교사료관에서 공개하고 있다. 또 협상에 참여한 외교관이 작성한 논문(‘한-EU FTA 협상의 저작권 논의에 관한 소고’, 2008년) 등에는 협상 경과와 내용이 자세히 서술돼 있다. 남 변리사는 “산업부 주장대로 협상 문서 공개가 국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면 외교부나 다른 공무원의 협상 문서 공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미,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은 발효 후 3년간 정보를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는데, 정부는 이 기간이 지났지만 협상 자료는커녕 보유한 협상 자료 목록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며 “통상정책에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유럽연합처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협상의 투명성을 높여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실시간으로 협상 문서를 공개하는 정책(Transparency in action)을 실행하고 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011년 5월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한-EU FTA 비준 반대 범국본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찰 등이 저지해 충돌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011년 5월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한-EU FTA 비준 반대 범국본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찰 등이 저지해 충돌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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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에서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오른쪽 둘째)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오른쪽) 전 전무가 영정을 따라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본격화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언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갈등이 총수 일가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선제공격에 나선 것에 대해 이 고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다.


 조 회장은 '캐스팅보트'를 쥔 이 고문이 이번 조 전 부사장의 '반기'를 묵인해 준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불만을 제기했고, 이 고문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목소리를 높이며 이 고문과 말다툼을 벌이던 조 회장이 화를 내며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거실에 있던 화병 등이 깨지고 이 고문 등이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 총수 일가는 올해 4월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각각 6.52%와6.49%로 두 사람의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에 불과하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은 6.47%,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5.31%로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다.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만큼 조 회장입장에서는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가족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반기'가 어머니인 이 고문과 교감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입장을 내기 전 가족과 협의한바는 없다고 했지만 최근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을 받으며 사이가 돈독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집안에서 소동이 있었던 것은 맞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정확한 사실 관계는 총수 일가의 개인적인 일이라 확인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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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헛디뎌 사고 난 것으로 추정

    경북 문경 봉암사 적명(80) 스님이 희양산(해발 999m)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오후 4시36분께 경북 문경시 가은읍 희양산 골짜기에서 적명 스님이 숨져 있는 것을 봉암사 승려가 발견했다. 적명 스님은 이날 아침 승려들과 희양산에 올라갔다가 실종됐다. 봉암사 쪽은 이날 오후 3시43분께 적명 스님이 사라졌다고 119에 신고했다.



    승려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과 함께 수색을 하다가 적명 스님을 발견했다. 구조대원들은 적명 스님을 들 것으로 봉암사까지 옮긴 뒤 구급차로 문경제일병원에 이송했다. 경찰은 적명 스님이 발을 헛디뎌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희양산 남쪽 자락에 있는 봉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특별 수도원으로 일반인은 부처님 오신 날(5월12일)에만 참배할 수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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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헌의회부터 믿기 어려운 국회 풍경
    기도로 시작해, 자리다툼이 첫 안건
    언론은 매번 ‘최악의 국회’ 평가

    정치혐오 조장 아닌가 항변할 생각도
    돌아보니 스스로 품위 무너뜨린 국회
    자괴감 들지만 헌법기관 기능 하고
    모두에게 ‘존경받는 의원’ 나오길



    2018년 9월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의 제20대 국회의원들이 국회 개원 70주년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회의록을 읽다 보면 우리 입법부에 대해서 최고의 존경심을 갖기란 참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헌의회를 보자. 대한민국 국회에서 처음으로 회의가 열린 것은 1948년 5월31일 오전 10시다. 길고 긴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을 맞았지만 아직 헌법도 만들지 못한 나라. 좌우의 극한 대립으로 애초에 정한 200명에 못 미치는 198명의 의원만 모였지만, 5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제 손으로 자신들의 대표를 뽑은 유권자들은 큰 기대를 가지고 국회를 지켜보았을 것이다.(제헌의회의 의원정수는 200명이었지만 제주 4·3사건으로 제주도를 지역구로 하는 의원 2명을 선출하지 못해서 198명으로 구성되었다.)



    제적의원 수보다 찬반이 많아


    그럼 이 역사적인 날 그렇게 힘겹게 모인 국회의원들이 처음으로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기도를 드리는 일이었다. 나이가 가장 많다는 이유로 임시 의장으로 뽑힌 이승만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 독립민주국 제1차 회의를 여기서 열게 된 것을 우리가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종교 사상 무엇을 가지고 있든지 누구나 오늘을 당해가지고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윤영 의원을 불러내서 기도를 올리도록 한다. 지명을 받은 이 의원의 기도문 내용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독립을 위해서 피와 눈물을 쏟은 선열들에 대한 감사나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백성들에 대한 위로는 한마디도 없이 오로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내용으로 일관하다가, “이 모든 말씀을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받들어 기도하나이다. 아멘”으로 끝맺는다.


    정식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한 뒤(초대 의장으로 역시 이승만 박사가 선출되었다) 첫번째로 실시한 표결의 모습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안건은 ‘자리 배치’였다. 나라 살림이 어려웠던 그 당시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국회 회의록을 보면 회의장의 음향 시설이 부실해서 뒷자리에서는 발언 내용이 잘 들리지 않는다는 불평이 많았다. 꼭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예나 지금이나 의원님들은 무조건 앞자리를 선호하는 법. 누가 앞에 앉아야 하는지를 두고 출신도별로 앉자는 의견, 추첨을 해서 자리를 정하자는 의견이 경합을 벌인 끝에 추첨으로 정하자는 의견을 놓고 투표를 하기로 했다. 방식은 거수. 여기서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숫자를 헤아린 국회 사무총장은 의장에게 이렇게 보고한다. “재석 197인, 가(可)가 93, 부(否)가 119입니다.” 회의장에 197명밖에 없는데 찬성과 반대를 합해서 212표가 나온 것이다. 적어도 15명의 국회의원이 찬성도 하고 동시에 반대도 했다는 뜻. 아마 뭐 하는지도 정확히 모른 채 옆 사람 손 들 때 따라 들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가 첫번째로 다룬 안건(의장, 부의장 선출을 제외한 첫번째 안건)이 의원들의 자리다툼에 관한 것이었고, 그나마 그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후 우리 입법부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죽하면 그 당시 의원들조차 “앞에 있는 의원은 그 자리를 좋아하고 뒤에 가기 싫어하고, 이러한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몇시간 협의하고 오늘도 또 협의하는 것은 우리 국회의 수치입니다”라고 한탄을 했을까.


    제헌의회는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실수도 많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했다고 치자. 그 이후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떤가.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발전했을까. 적어도 국민들의 인식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흔히 제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라고 한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서 “최악의 국회”라는 검색어로 뉴스 검색을 해보면 과연 그런지 의심이 든다. 처음 등장하는 뉴스는 1999년 12월29일치 <연합뉴스> 기사. “역대 최악의 국회, 가장 비생산적인 국회, 정치가 실종된 무기력한 국회….” 15대 국회를 두고 나오는 얘기다. 그런 기사는 4년마다 줄줄이 이어진다. 2004년 2월10일치 <서울경제> 기사를 보자. “16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역사에 남을 일을 또 하나 추가했다….” 본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공언을 어겼다고 비판하는 기사다. “더욱이 개탄스러운 것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서청원 의원 석방동의안을 처리해 제 식구 감싸기에는 귀신 같은 솜씨를 보였”다는 조소도 빠지지 않는다.


    그 이후의 국회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다. “지난 4년간 국회가 열릴 때마다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은 기본이고 국회의장 단상 점거와 철야 농성이 줄을 이었다. 국회의원의 품격과 명예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막말과 욕설도 난무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선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17대 국회를 비판한 2008년 5월24일치 <서울신문> 기사) “국회의사당 내에서, 국회의원이 최루탄을 투척하는 사태로 인해 한국 의회정치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세계 의정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국회 내 최루탄 폭력으로 대한민국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불명예를 안고 전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18대 국회에 대한 2011년 11월24일치 <동아일보> 기사) “최악의 국회 19대 의원들 2016년 총선 나갈 자격 있나. …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비리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한 사람이 18명이나 되고, 1·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돼 있는 의원도 6명이다. 오죽하면 이달 초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19대 국회의 역할 수행에 대해 82%가 ‘잘못했다’고 평가했겠는가.”(19대 국회에 대한 2015년 10월27일치 <동아일보> 기사)



    억울한 심정에서 출발했지만


    인터넷 뉴스 검색이 활성화되기 전이어서 그렇지 14대 국회 이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느 시절이나 그 당시의 국회는 그때까지 최악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나빠지는 셈이니 지금 현역인 20대 국회의원으로서는 역설적으로 안심이 되는 점도 있다. 아무리 최악이라는 평을 들어도 지금까지 추세로 볼 때 21대 국회는 더 못할 것 아닌가. 22대는 그보다 더 못할 것이고 23대 국회는 조금 더 못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역대 국회 중 평균치 정도 되지 않을까. 아닌가?


    올해 초 이 칼럼을 쓰기 시작했을 때 가장 부딪혀보고 싶었던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어떻게 국민들이 직접 뽑은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가 우리 사회에서 최악의 집단이고 점점 더 나빠진다는 말인가. 지나친 정치 혐오에서 나오는 허위나 과장의 혐의가 아닐까.


    억울하다는 심정이 있었다.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단축 성장을 이루면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사회 갈등을 국회 탓으로 떠넘기는 경향이 실제로 존재했다. 대부분의 역대 정권은 이런 기류를 막기는커녕 이용하거나 오히려 조장했다. 정권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빨갱이’ ‘반민족 의원’이라며 연행하고 툭하면 국회 해산을 입에 올리던 이승만 대통령, ‘10월 유신’을 선포해서 국회의원 3분의 1을 아예 자기 맘대로 뽑도록 만든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친박연대’라는 기상천외한 이름의 정당을 만들도록 허용한 것도 모자라 ‘진박 감별사’를 내세워서 무릇 국회의원이란 정권과 대통령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성할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망상을 관철시키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과연 대한민국 정치의 타락과 수준 낮음에 원인을 제공한 주 책임자는 누구인가. 청와대인가, 국회인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 비대칭적으로 막강한데도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예외 없이 국민들의 냉소 속에 불행한 운명을 맞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오히려 의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 아닐까. 실제로 우리 국회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제대로 견제를 해낸 일이 거의 없었음에도 일부의 여론에 영합해서 의원들의 권한을 줄이고 주민소환제를 도입해서 더욱 그 손발을 묶자는 소위 ‘국회개혁론’은 문제의 진정한 원인을 외면하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 아닐까. 그런 항변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1년간 칼럼을 쓰다 보니 역시 반성과 자책이 앞서게 된다. 특히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열혈 지지층만을 의식한 채 품위 없고 무책임한 막말을 연발하거나 그 와중에도 공천을 의식해서 별 의미 없는 법안 발의 건수를 늘리는 데 집착하는, 나를 포함한 의원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무슨 낯으로 글을 쓰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개선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권 교체가 몇번 이루어지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계열의 정당들이 여당, 야당 역할을 모두 해보면서 정치권 전체가 대체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이 생겨났다. 우선 여당은 청와대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대통령과 공동운명체인 집권당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견제 기능을 잃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에게 우선하는 것은 소속 정당에 대한 의무가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가 바닥을 길 때는 예외 없이 무조건적인 충성을 외치는 여당이 있었다. 야당은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정치가 ‘비토크라시’(vetocracy)로 변질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야당 시절에 함부로 던진 반대 때문에 집권 이후 발목을 잡힌 경험은 양쪽 모두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편과 상대방에 대해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원칙이다. 국민들이 우리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내로남불’이다. 옳은 일은 남이 해도 옳고, 그른 일은 내가 해도 그른 것이다. 이게 되어야만 최소한의 합의점이 생기고 타협의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치는 선과 악이 벌이는 투쟁이 아니고 완전무결한 정의의 실현이 될 수도 없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우리 국민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유한국당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정의당이나 우리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유권자도 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국민 일부를 대한민국에서 쫓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의 공감대를 만들어가면서 갈등을 조절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존경받는 의원이 되고 싶다”는 꿈


    국회의사당에서 첫 회의가 열린 지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났다. 이제는 우리 국회도 매번 역대 최악을 갱신하는 모습을 벗어나야 한다. 의원이 된 뒤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정치적 꿈이 무엇입니까?”라는 것이다. 나는 항상, “존경받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국회의원이 사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쓰는 내내 그 생각을 했다. 여야 양쪽에서 존경받는 국회의원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 금태섭 : 국회의원(서울 강서갑).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대변인을 지냈다. 검사 시절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한겨레>에 연재하다가 ‘윗선’의 반대로 좌절한 경험이 있다. 천직으로 여겼던 검사도 그만둬야 했다. 그러나 여전히 “할 말은 하고 산다”가 인생의 모토다. 격주 연재.







    ‘금태섭의 국회의원이 사는 법’ 연재를 마칩니다. 필자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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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동안 `사이언스' 편집진을 가장 매료시킨 과학논문 다섯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2010년대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지난 10년 동안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 논문과 기사 가운데 편집진의 눈길을 확 잡아끈 10편을 뽑아 소개했다. 편집진은 선정 기준에 대해 "이 기사들은 가장 중요한 것들이 아니라 우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가장 인기 있었던 것, 세월의 시험을 견뎌낸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다섯편을 골라 소개한다.


    첫째는 초정밀 시계로 근소한 거리 내의 물체들 간에도 서로 시간이 달리 흘러간다는 점을 확인해 측정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바닥에 있는 시계는 손에 들고 있는 시계보다 약간 느리게 움직여야 한다. 바닥 시계가 받는 중력의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중력과 거리를 고려한 계산식에 따르면 낮은 곳의 시계는 높은 곳의 시계보다 높이 1km당 연간 약 3마이크로초씩 느리게 움직인다. 2010년 미국 국립기술표준원(NIST)의 과학자들은 두 개의 초정밀 원자시계를 이용해 고도 차이가 1미터 이내인 두 시계 사이의 시간 지체 현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우리 인체에 비유하면 머리카락보다 발의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다는 얘기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그 차이는 인생 80년을 통틀어 약 900억분의1초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고 밝혔다.





    늙은 흰개미, 적이 침입하면 자폭 공격으로 가족 보호



    둘째는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자폭하는 늙은 흰개미의 발견이다. 남미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의 숲에 사는 흰개미 '네오카프리테르메스 타라쿠아(Neocapritermes taracua)'의 등에는 파란색 반점이 있다. 이 흰개미는 외부의 누군가가 둥지에 침입하면 이 반점을 스스로 폭발시킨다. 그러면 반점 안에 있던 독성 액체가 흘러나와 침입자를 죽이거나 퇴치한다. 일종의 자살 공격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늙은 개미들이 이런 희생적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폭을 하는 다른 곤충집단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었다. 과학자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겨난 특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사이언스> 편집진은 아마도 지난 10년간 가장 폭발력있는 동물 이야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구 수에 비해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가진 언어는?



    셋째는 언어 네트워크에 관한 것이다. 현대인들이 쓰는 언어는 전 세계적으로 6천개 이상이라고 한다. 내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퍼뜨리고 싶다면 어떤 언어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


    미국 MIT, 하버드대등의 연구진은 트위터, 책 번역, 위키피디어 세 가지 분야의 세계 언어 네트워크 지도를 만들어 비교해 봤다. 분석 결과 역시 세계 언어의 중심은 영어었다. 중간 허브에는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이 있었다. 반면 화자 수는 많지만 언어 네트워크에서는 고립된 언어들도 있었다. 중국어와 힌두어, 아랍어가 여기에 해당했다. 특이한 것은 네덜란드어다. 네덜란드어는 화자 수가 2700만명에 불과하지만 언어 네트워크는 강했다. 식민지 개척을 주도했던 역사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책 번역은 1000개 이상의 언어로 출판된 220만권을, 트위터는 73개 언어 1700만명의 사용자가 날린 5억5천만개의 트윗을, 위키피디아는 최대 5개 언어로 편집된 콘텐츠를 분석했다. 지도에서 선의 두께는 연결 강도를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해로와 육로. 사이언스 제공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해로와 육로. 사이언스 제공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바닷길은? 파키스탄 남쪽~러시아 북동쪽 3만2000km



    넷째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직선 바다길을 확인한 것이다. 2018년 아일랜드의 물리학자와 인도 엔지니어가 확인한 이 길은, 파키스탄 남쪽 손미아니항에서 동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바다를 거쳐 러시아 북동쪽 카라긴스키 해안에 이르는 경로다. 총 거리가 3만2090km에 이른다. 사실 이때 처음 경로를 찾아낸 것은 아니고 몇년 전에 한 레딧 이용자가 위키피디아와 구글 검색을 통해 밝혀낸 것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육로도 찾아냈다. 컴퓨터가 45분만에 찾아낸 최장 직선 육로는 거리 6985마일(1만1241km)로, 중국 동남쪽 푸젠성 진쟝에서 시작해 포르투갈 남서쪽 사그레스에서 끝난다.






    대류권에서 수집한 박테리아의 배양기.

    대류권에서 수집한 박테리아의 배양기.




    저 높은 곳을 향하여…하늘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산다



    다섯째는 지상에서 8~15km 떨어져 있는 대기에서도 수많은 미생물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조지아공대 과학자들은 2013년 수십억 개체의 미생물이 대기중에서 살아 있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는 날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외계 행성의 생명체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생명체가 산다는 것을 밝혀낸 셈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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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 건설”(경제발전) 위한 방향도 제시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2월28일 소집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변화된 정세에 맞게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향”을 제시할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7기 5차 전원회의를 28일 평양에서 열었다고 29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한이 “12월 하순”(12월4일)이라고만 예고했던 전원회의가 28일 열린 것이다.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7기 5차 전원회의가 바로 전날인 28일 평양에서 열린 사실을 사진 8장과 함께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같은 내용을 1면에 다뤘다. <중통>은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회의를 운영 집행”했다면서 “현 정세 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됐다고 밝혔다.


    <중통>은 이번 전원회의의 소집 목적에 대해 “투철한 반제 자주적 입장과 억척불변의 의지로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발전을 더욱 가속”하고 “당 건설과 당 활동,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명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진군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이 제시되게 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는 우리 당 역사에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했다. 이 매체가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북한이 밝혔던 ‘자위적 국방력’의 강화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원회의가 있기 엿새 전인 지난 22일 <중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노동당과 군 인사들을 한 데 모아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3차 확대회의를 열어 “자위적 국방력” 발전을 위한 핵심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속도를 내겠다는 대목은 경제 건설에 보다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은 지난 2013년 3월31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경제건설 및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했고, ‘병진노선’ 기조를 5년 동안 지속하다 2017년 11월29일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4월21일에는 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기존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면서 추가적인 핵·미사일 시험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을 선언하고 ‘경제건설’에 집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통> 보도를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했고, 당 중앙위 위원과 후보위원, 당 중앙검사위 위원들이 회의에 참가했다. 그외 당 중앙위, 성·중앙기관 관계자들을 비롯해 도 인민위원장, 도 농촌경리위원장, 시·군 당위원장, 중요부문과 단위, 무력기관 관계자들은 회의에 방청으로 참가했다. 이날 최룡해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들이 주석단에 자리했다고 <중통>은 밝혔다.


    <중통>이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힌대로 7기 5차 전원회의는 29일에도 계속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원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채택되는 ‘결정서’ 내용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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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용기’ 마지막 시위 후 1년 만에 열린 여성 시위
    여성혐오 폭력 속 세상 떠난 설리·구하라 사건 계기
    거리 위 외침 1년 지났는데도 여혐 범죄 계속 돼
    “강남역 살인사건, 여성 연예인 사망은 페미사이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 참가자들이 손바닥에 빨간색 물감을 묻히고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연서 기자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앞에 여성 1천500명(주최 쪽 추산)이 모였다. 검은 옷차림에 하얀 가면을 쓴 여성들은 길게 줄을 서 순서대로 자신의 손바닥에 빨간 물감을 묻혔다. “여성을 죽이지 말라!” 이들은 마로니에공원 옆 차도에 자리한 무대를 향해 붉은 손바닥을 펼치며 외쳤다.


    지난 10월14일. 가수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씨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4일에는 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28)씨가 세상을 떠났다. 이날 혜화역에 모인 여성들은 이들의 죽음을 ‘페미사이드’로 규정하며 이를 막을 대책을 촉구했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를 합친 단어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해 등 강력범죄를 뜻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모인 여성들은 마로니에공원 앞 300m가량 이어지는 2개 차로를 메우고 ‘당신이 가해자다’ ‘STOP FEMICIDE’(페미사이드를 중단하라)라고 적힌 종이팻말을 들었다. 이날 집회는 생물학적 여성만 참가할 수 있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 규탄 시위에서 가면을 쓴 시민들이 여성 혐오적 범죄를 규탄하고,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의 합성어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 규탄 시위에서 가면을 쓴 시민들이 여성 혐오적 범죄를 규탄하고,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페미사이드는 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의 합성어다. 연합뉴스




    혜화역에서 여성들의 참가만 허용하는 집회가 열린 건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5월 혜화역 일대에서는 홍대 불법촬영 사건 수사를 계기로 성별에 따라 불법촬영 사건 수사를 편파적으로 하는 현실을 규탄하는 ‘불편한 용기’ 시위가 열렸다. ‘혜화역 시위’로도 불렸던 이 시위는 지난해 12월22일 6차 시위를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이후 1년여 만에 ‘페미사이드를 근절하자’며 여성들이 거리에 다시 모인 것이다.


    이처럼 여성들의 분노가 다시 피어오른 것은 최진리씨(예명 설리), 구하라씨 등 20대 여성 연예인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다. 주최 쪽은 성명문에서 “우리는 두명의 자매를 잃었다. 두명의 자매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죽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되는 범죄를 겪고, 쉽게 공격당했다. 우리는 이를 분명하게 페미사이드라고 명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그(구하라)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가수였지만, 여성이었기 때문에 불법촬영 영상 유포 협박의 대상이 되었다. 죄 지은 것 하나 없는 그는 재판부에게, 대중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로 2차 가해를 당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살해당했다. 그는 스스로 죽은 것이 아니다. 그는 죽임당했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한 여성이 무대 위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연서 기자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한 여성이 무대 위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연서 기자




    “여자가 가해자면 6.9일 실검1위. 남자가 가해자면 실검에도 안 올라간다.” “여자가 가해자면 남성혐오 살인자고 남자가 가해자면 충동이고 홧김이냐.” 참가자들은 무대 위에 올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잔혹범죄가 끊이지 않는 사회를 규탄했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만지지마, 때리지마, 죽이지마, 강력처벌”,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입에도 담기 힘든 수많은 여혐단어”, “여혐단어 포화상태, 근절노력 해봤었냐” 등 구호를 외쳤다. 한 참가자는 “여러분 살아서 와줘서 고맙다. 우리 모두 죽지 말자”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여성 대상 강력범죄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대검찰청에서 공개한 ‘2018 범죄 분석’에 의하면 강력범죄(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의 여성 피해자 비율은 전체의 90%다. 최근 5년간 불법 촬영 범죄자의 86%는 집행유예·벌금형으로 풀려났다. 가부장폭력 신고건수는 해마다 늘어나는데, 검거율은 16.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명백히 여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폭행당하고, 살인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살해에 대한 심각성은 ‘일부의 사례’, ‘일부 정신질환자의 소행’이라며 극단의 경우 ‘피해자의 잘못’이라며 축소됐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죽은 여성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검은 옷이 드레스코드였다. 오연서 기자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죽은 여성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검은 옷이 드레스코드였다. 오연서 기자




    분노한 여성들의 외침이 공허한 울림에 그친 현실에 대한 울분도 쏟아졌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여성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범죄의 대상이 된다. 청소년의 성을 착취하는 동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하는 ‘n번방’, 그리고 또래 남아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서서 이는 성폭행이 아니라고 했던 성남 어린이집 사건을 우리는 기억한다. 국가는 여성의 입을 막고 어린 아이들조차도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죽은 여성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검은 옷이 드레스코드였다. 주최 쪽 제공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 철폐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죽은 여성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검은 옷이 드레스코드였다. 주최 쪽 제공




    해가 지고 날은 더 추워졌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갈수록 늘었다. 참가자들은 군가 ‘진짜사나이’를 ‘여성으로 태어나서’로 개사해 “여성으로 태어나서 강요도 많다만 너와 나 여혐 속에서 살아남았다”고 불렀다. 더 이상의 페미사이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하이드에게 살해된 여성 루시의 노래 ‘A new life’를 부르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를 막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문에서 △여성 대상 폭력의 법제화 △가부장폭력, 이성애 관계에서의 폭력에 대한 특별법 제정 △합당한 처벌과 피해자 회복을 지원하는 제도적 해결장치 마련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대통령의 실질적인 해결방안 마련 및 시행을 요구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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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콘텐츠로 재탄생한 명리학

    유튜브 등 새 플랫폼 타고 미래 불안한 2030들
    연말연초 ‘마음 공부’

    사주와 진로 연관성 연구들
    명리가 자녀교육 도움될까
    “가변적 미래, 한계도 분명”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명리학 유튜버 정동찬씨의 ‘경자년 운세’ 강의를 듣고 있는 수강생들. 정동찬씨 제공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명리학 유튜버 정동찬씨의 ‘경자년 운세’ 강의를 듣고 있는 수강생들. 정동찬씨 제공







    “올해 상담 중 가장 많이 한 말이 ‘차라리 노세요’예요. 자꾸 뭘 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든 분들이 많아요.”


    31살 명리학 유튜버 정동찬씨는 누구보다 자신과 비슷한 세대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 정씨도 20대 때 여러 진로에 도전한 뒤 매번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명리학 강의를 하며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군대에서 공부한 명리학을 4년 전 소모임 앱에서 만난 또래들에게 강의하자 호응이 괜찮았다. 대중 강의가 성공하자 블로그를 열었다. 2년 전부턴 유튜브를 시작해 지금까지 100여건의 강의 영상을 찍어 올렸다. ‘명리의 대중화’를 내건 정씨의 유튜브 계정은 2만3천여명이 구독하는데 20~30대가 30% 정도 된다. 정씨는 “젊은이들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와 친숙한 표현으로 명리학을 설명하는 것이 다른 강의와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저녁, 서울 강남역 인근 한 강의실에서 진행된 입문자용 기초 강좌에는 직장인, 학생, 취업준비생, 주부 등 10여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세시간여 강의를 들었다.


    태어난 연월일시에 해당하는 네개의 기둥(사주)과 여덟 글자(팔자)로 한 사람의 타고난 기질과 성격, 적성, 진로, 인간관계 등을 분석한다는 명리학이 새 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다. 아이티(IT)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안한 마음을 위로하는 공부,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무료 만세력 앱, 유튜브 명리학 강의, 팟캐스트로 듣는 사주 상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생산되는 명리학 콘텐츠들은 더 이상 고루한 옛날이야기로 여겨지지 않는다. 예전엔 지하철역 어귀에 돗자리를 편 어르신에게 사주풀이 상담을 받았지만, 최근엔 사주 상담 포털 사이트에서 원하는 상담사를 검색한다. 인공지능 챗봇을 통한 무료 사주 상담 서비스 ‘헬로우봇’ 앱은 2017년 출시된 뒤 150만건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지난해 ‘올해를 빛낸 인기 앱’에 선정됐다. 앱을 만든 회사 대표는 20대 때 이 앱을 만들었다.



    명리 콘텐츠 봇물…“독학도 충분해”


    직장인 정아무개(37)씨는 2년 전부터 유튜브 강의, 팟캐스트, 대중서 등을 통해 독학으로 명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정씨는 여덟개의 글자로 자신의 미래를 내다본다는 게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2년 전 우연히 명리학자에게 상담을 받은 뒤 생각이 달라졌다. 정씨는 “20대 때 오랜 기간 시험 준비를 하며 진로에 대한 방황을 많이 했는데, 우연히 받은 사주 상담에서 제 방황의 이유를 잘 설명해줬고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 꾸준히 명리학 공부를 하게 됐다. 연말 모임 때 재미 삼아 주변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기도 했다”고 했다.


    정씨처럼 스스로 명리학을 공부해 내 사주는 내가 보겠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명리학 스터디 모임이 생기기도 한다. 익명 단톡방을 꾸리고 누군가 자신이나 지인의 사주 구성을 자발적으로 올리면, 해당 사례를 보며 서로 명리학 지식을 나누고 해석하는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끼리 명리학을 공부하는 모임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치회관은 평생학습센터 지원사업으로 ‘연희마을 열린학교’에서 ‘수다로 풀어보는 사주명리’ 프로그램을 두차례 운영했다. 현업 명리학자부터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초심자까지 11명이 모여 강의식이 아닌 주민들 간의 대화로 2개월여 명리학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이런 모임은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주민강사 양아무개씨는 “과거 명리학 상담은 ‘당신, 자월(12월)에 문 밖을 나오다 죽을 수도 있어’처럼 고객의 미래를 단정적으로 규정해 두려움을 갖게 하는 돈벌이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래의 명리학은 자연의 이치 ‘음양오행’을 이해하는 하나의 학문이다. 자신의 타고난 성격을 이해하고 나를 알아가는 공부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2년간 명리학 공부에 빠져 지낸 정씨는 명리학에 대한 해석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과거 명리학 해석에는 가부장적인 시각이나 남존여비적 관점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엔 이를 지양하는 분위기다. 정씨는 “미혼인 저를 과거 명리학 해석으로 보면 ‘무관사주’(여성에게 이성운을 뜻하는 관성이 사주 구성에 없는 경우)라서 팔자에 남편이 없어 박복하다고 말할 텐데 지금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요즘처럼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시대에 스스로 당당히 인생을 개척할 운명이라고 긍정적인 해석을 한다”고 말했다.


    부부가 될 사람들의 어울림을 사주로 예측하는 궁합의 경우,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서소옥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는 “과거 명리학은 남편의 말에 얼마나 순종적이냐, 시댁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냐를 놓고 좋은 아내감을 판단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을 대등하게 보고 서로 도움이 되는 궁합을 좋은 궁합으로 여긴다”며 “과거 무조건 ‘이혼수’가 있다고 해석했던 궁합도 요즘은 ‘주말부부가 좋다’는 식으로 조언한다”고 말했다.


    과거 ‘백년해로’ 해야만 좋은 궁합으로 봤다면 졸혼 등의 개념이 대두된 요즘 사회에서는 자녀가 성장하기까지 20여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다면 괜찮은 궁합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또한 자손의 번창 등을 좋은 궁합의 조건으로 봤던 옛날과 달리 최근엔 소통이 잘 되는지, 가치관이 비슷한지 등을 그 조건으로 본다.


    외국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명리학 해석도 깊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스비에스>(SBS) 팟캐스트 ‘맹승지, 소림 쌤의 톡톡사주’ 시즌2 ‘동성애와 성전환은 어떻게 풀 것인가’ 편에서 명리학자 소림 선생은 “고객 중에 성전환자도 오시는데, 명리학 교재에는 성소수자의 연애운을 어떻게 풀이할 것인가는 나와 있지 않다. 명리학은 남성을 양, 여성을 음으로 놓고 만들어졌으며 성별에 따라 사주를 보는 법도 다르다. 여성 동성애자의 연애운을 십성 중 ‘관성’(이성)으로 볼 것인가, ‘비견’(동료)으로 볼 것인가. 현대 명리학이 연구해야 할 분야”라고 말했다.



    직업, 성격 예측 진짜 가능할까


    자녀 교육을 위해 명리학을 공부하는 학부모도 있다. 서점가에는 <엄마의 명리공부>(2019) 등 자녀의 사주에 따라 진로와 인성 교육 방법이 달라진다는 지침서도 나와 있다. 명리학 강의 경력 23년인 전희진(61) 서울 용산문화원 강사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하는 주부님들, 학생들의 진로 상담에 관심있는 선생님들이 수강생으로 많이 오신다”고 말했다.


    청소년기 직업과 성격 예측 도구로 명리학을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십수년간 학계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학 학업성취도와 학생의 사주 구조 사이에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 ‘수학 학업성취도에 관한 사주명리학적 연구’(오소영, 2018, 경기대 예술대학원)는 최근 3년 이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대학생, 재수생 등을 대상으로 수학 가형 1·2등급과 7·8·9등급 학생 197명의 사주를 수집해 통계분석했다. 논문은 수학의 학업성취도와 학생의 타고난 사주 구조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사주 특성을 활용한 학습 상담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밖에 고교생을 대상으로 표본을 수집해 이들의 언어 능력과 사주 구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 등도 있다.


    그럼에도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닌 태어난 생년월일과 시간으로 청소년의 성격과 진로를 가늠하는 것은 여전히 한계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윤상철 한신대 교수(사회학)는 “10대 학생이나 젊은이들의 인생은 가변적이고 앞으로 개척할 여지가 많은데 태어난 시기만으로 인생의 향방이 정해진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그리 좋은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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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세권 청년주택 '반값 임대' 물량 최대 70%까지 확대"



    주변시세의 30~50% 반값임대 총물량의 20%→최대 70%로
    SH 선매입형, 일부 분양형 등 사업유형 다양화해 혜택 나눠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에서 임대료가 저렴한 '반값 임대주택' 물량을 기존 20%에서 최대 70%까지 확대한다. 일부 물량을 분양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26일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한 내용은 Δ사업유형 다양화를 통한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주택 확대 Δ사업 촉진을 위한 행정지원 및 규제완화 Δ청년층의 요구를 반영한 주거수준 향상 Δ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주거비 지원 등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교통이 편리한 도심 역세권 지역에 주변보다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제도이다. 현재는 전체 물량의 20%만 공공임대(주변 시세의 30%)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민간임대(주변시세의 85~95%)로 공급해 임대료 인하에 대한 요구가 계속 있어왔다.

    서울시는 이를 개선해 전체 물량에서 공공임대 비중을 최대 70%까지 대폭 늘리고, 이를 주변 시세의 반값 이하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청년주택 일부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선매입하거나 일부 분양을 허용하는 방식을 새로 도입한다.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사업자의 사업성과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그 혜택을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SH 선매입형'은 사업자가 원할 경우 주택 연면적의 30%까지 SH가 매입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주변 시세의 30%이하로 공급하는 공공임대 물량을 전체의 20%, 시세 50% 이하 임대료로 공급하는 물량을 50%(선매입30%+특별공급20%)로 늘릴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일부 분양형'은 주택 연면적의 최대 30%까지 분양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공공주택 20%와 늘어나는 민간 특별공급 물량 20%, 총 주택물량의 40%가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이하로 공급된다.

    시는 일부 분양을 허용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매매 가격이 주변 시세 이하로 책정되기 때문에 주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 밖에 주거면적을 1인 청년(전용면적 14~20㎡), 신혼부부(전용 30~40㎡)로 확대·다양화할 계획이다. 입주자 편의를 위한 빌트인도 의무화한다. 지을 때부터 냉장고, 세탁기, 인덕션 등 필수적인 가전과 가구를 갖춰 입주자의 비용 부담을 낮춘다.

    또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일정 소득과 자산 기준에 부합하면 임대보증금을 지원한다. 무이자로 최대 4500만원(신혼부부 6000만원)의 보증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임대사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이나 투자금융사 등도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다양한 행정지원과 규제완화도 추진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대책으로 역세권 청년주택의 양적 확대는 물론 주거의 질까지 담보하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황에 맞는 추가적인 대책을 강구해 역세권 청년주택이 실효성 있는 주거복지정책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역세권 청년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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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이몽2' 강남과 이상화가 달라진 신혼집을 보며 감탄했다.

    25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인테리어가 완료된 신혼집에 들어가는 강남, 이상화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남의 어머니 취향으로 꾸며졌던 기존의 집이 두 사람만의 신혼집으로 완벽 탈바꿈했다. 완전히 탈바꿈한 신혼집 인테리어에 출연진들 모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화는 "가구는 직접 체크했지만 더 설레고 싶어서 가지 않았다"며 처음 완성된 집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강남은 이상화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집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상화는 신혼집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화는 "옛날 그 집 맞아?"라며 신기해했다. 강남은 공사기간 내내 매일 방문하며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은 "(이상화가) 좋아해 주니까 너무 기뻤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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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럽비발디에 예약을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해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셔틀버스가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아,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 교통비를 모두 드릴테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시면 안되겠느냐 라고 하셔서
    '아 교통비를 주시는구나~' 하고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클럽 비발디에 도착하였습니다.

    모든 금액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모두 첨부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왠일...그 뒤로 연락도 안되고 4만원이라는 돈을 그냥 떼어 먹혔습니다.
    벌써 4개월 동안 준다 준다 기다려라 해놓고 연락도 없고 안되고 아예 소보원에 말하라는 식이네요...

    이게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연락도 안되고 참...답답하네요.

    혹시 담당자님 이 글 보고 억울하시면 제발 연락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약이 올라서 짜증나네요.

    저와 같은 피해자 분들 안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돈이라면 작은 돈이지만 말도 없이 이렇게 잠수타는 부분은 좀 인간적으로 아닌 것 같네요.

    허위사실이라 생각하시면 연락처 주시면 모든 증거 다 드디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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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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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잘 놀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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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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